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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_travel/London

7. 런던에서 한 달 살기 - 주말 로컬 마켓 가기

by 마이런던 2020. 8. 20.


런던은 곳곳에 재미난 마켓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마켓은 일요일 마켓인데 오전엔 콜롬비아 로드 플라워 마켓 오후엔 브릭레인 마켓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올해 런던에 갔을때 내가 살던 올드 스트릿과 마켓이 가까워 날씨가 화창한 일요일 오전 신나는 마음으로 콜롬비아 로드 플라워 마켓을 갔다가 아이폰을 도둑맞았다. 다행히 콜롬비아 로드 마켓의 사진은 좀 남아있었는데 (친구에게 보내줬던 카톡 앨범에서 복원했다) 브릭레인 마켓은 그 전주에 갔던 터라 핸드폰을 잃어버린 것 때문에 사진이 없어 2017년도 사진으로 대체해서 포스팅 하려고 한다.

 



콜롬비아 로드 플라워 마켓을 처음 갔던건 2013년 이었던거 같다.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관광객이 많아 졌지만 그래도 다른 마켓보다 현지인 비율이 많은 곳인것 같다. 꽃을 좋아하는 영국인들의 취향이 묻어나는 마켓이라 더 좋아하는 마켓이다. 여기는 주말에 꽃을 사러온 영국인들이 많다. 꽃을 판매하고 있는 노점들 마다 꽃을 진열해 놓은 감각에 놀라곤 했다. 시장인데도 컬러를 잘 맞춰서 진열해 놓아서 꽃을 사고싶게 만든다. 콜롬비아 로드 가운데에 일요일 오전만 꽃을 파는 노점이 길게 늘여져서 꽃을 팔고 있지만 길 양쪽에는 베이커리나 카페, 인테리어 숍, 빈티지 숍들 볼거리들이 꽤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버스킹 하는 뮤지션들도 볼 수 있다.


 

마켓 근처 구석구석에 분위기 좋은 카페들도 있다. 난 문제의 그 날 런던에서 오래 살았던 친구가 추천해준 The Lily Vanilli Bakery에서 커피를 한 잔하고 신나서 유칼립투스 한다발을 구매하고 아이폰을 도둑 맞았다. 예전에 비해 런던도 이제 안전하지 않아서 슬프고 분신과도 같은 폰을 도둑맞아서 멘붕이었지만 꽤 빨리 극복해냈다. 처량하게 두리번거리던 그 때 런던에서 몇일전 동행했던 친구를 마주쳐서 그가 나를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주어서 무사히 집까지 갔다. 마켓같은 관광객이 많은 곳에서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거 같다. 런던은 지갑도둑보다 아이폰 도둑이 더 많은 것 같다.

다음 소개할 마켓은 브릭레인 마켓이다. 브릭레인에서는 일요일날 마켓이 열리는데 선데이 업 마켓, 스피탈즈 마켓등 곳곳에 빈티지 아이템이나 음식을 파는 마켓이 많다. 일요일 쇼디치 하이 스트릿에서 사람들이 몰려 가는 곳을 따라가면 대부분은 브릭레인으로 가는 발걸음일 정도다. 콜롬비아 로드 플라워 마켓에서는 10분 정도 걸어서 갈 수도 있다.

 

브릭레인에서 제일 유명한 카페 1001


브릭레인 마켓은 런던에서 열리는 마켓 중에 꽤 큰 규모의 마켓이다. 런던에서 일요일엔 브릭레인에 가야한다는 공식이 있을 만큼 런던 여행에서 브릭레인 마켓을 가보는 건 필수 코스 같은 곳이다. 처음 브릭레인 마켓을 갔을땐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다. 시차가 맞지않아 꼭두새벽에 깨서 아침 10시쯤 갔더니 뭔가 횡하고 동네가 무서운 느낌이랄까.. 그 후 몇년뒤에 오후에 브릭레인 마켓을 가게 됐는데 처음 갔을때의 심심함은 온데간데 없고 활기차고 북적거리고 젊고 멋진 런더너들은 다 모인 듯한 느낌이었다. 역시 날씨가 좋아야 분위기가 사는 건가... 날씨가 좋은 런던 동부는 그야말로 힙한 동네였다.

런던 브릭레인 마켓은 빈티지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곳곳에 빈티지 가게들도 많고 일요일 마켓에 맞춰 여는 빈티지 숍들도 많다. 열심히 잘 돌아보면 버버리 코트 같은 명품 아이템도 괜찮은 가격에 득템 할 수도 있다. 빈티지 마켓에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템은 옛날 영국 동전에 구멍을 뚫어 펜던트로 만든 목걸이인데 3년전에 20파운드 정도에 샀던 맘에 드는 목걸이를 잃어 버려서 이번에 또 괜찮은 가격으로 구매했다.

빈티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너무 좋은 쇼핑 플레이스다. 나도 빈티지 버버리 코트 하나 득템 해볼까 기웃기웃 거렸지만 난 어느새 빈티지보다 그냥 새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빈티지를 좋아하는 런던 멋쟁이들이 헌 옷도 멋지게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고 긴 팔다리와 금발머리가 부러워 지곤 했지만 그들을 따라 하느라 빈티지 쇼핑을 잘못했다간 빈티지가 아닌 그냥 빈티가 되어버릴까바 빈티지 쇼핑은 포기해 버렸다. 그래도 공짜로 재미난 윈도우쇼핑을 할 수 있으니 브릭레인 마켓에서 빈티지 쇼핑을 하는 건 추천한다. 어쩌다 엄청난 득템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브릭레인 마켓 곳곳에 세계 여러 나라 음식을 파는 노점들이 많은데 평소 접할 수 없는 나라의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맛은 장담 할수 없다. 그래도 제일 무난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종류는 타이푸드나 스페인 빠에야 정도 인것 같다. 브릭레인 마켓에서 제일 유명한 음식 중 하나는 베이글인데 갈때마다 매번 엄청난 줄을 서있었다. 일단 엄청 저렴하고 갓 구운 베이글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줄이 길어도 회전율이 꽤 빠른 편이라 한번쯤 기다려서 먹을 만 하다.

콜롬비아 로드 플라워 마켓과 브릭레인 마켓 외에도 토요일 노팅힐에서 열리는 포토벨로 마켓, 평일에 여는 푸드 마켓인 버로우 마켓, 살건 별로 없어도 재밌는 볼거리가 많은 캠튼 마켓 등 런던에는 다양한 지역에서 각각의 다른 느낌의 마켓들이 많다. 버로우 마켓은 음식과 식재료가 메인인 마켓이지만 다른 마켓들은 빈티지 소품이나 의류들 뿐 아니라 여러가지 길거리 음식들을 저렴하게 맛 볼 수 있다. 누군가 처음 런던을 간다면 한국과 다른 느낌의 이국적인 마켓에 꼭 가보라고 추천 해주고 싶다. 날씨가 좋다면 더더욱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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