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여행이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 달 내내 노는 것도 꽤나 비싸고 어려운 일이라 생각되었고
런던에서 있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생산적인 활동으로 채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런던이 처음이었다면 영어학원을 가는데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겠지만
나는 지난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거의 매년 일 년에 1번 이상은 런던을 갔었다.
결국 내가 더 긴 시간을 지내려고 같은 곳에 다시 온건
역시 여행이 아니라 생활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것도 어차피 남들이 보기엔 다른 형태의 여행이었겠지만
해외에서 살아보는 게 나에게는 풀지 못한 미션과도 같은 거였다.
그래서 런던 생활에서 관광보다 다른 뭔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
어학원을 다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은 어학연수로 영어권 나라에 가게 되면
어학공부가 목적이므로 적어도 6개월 이상의 기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어학원의 선택의 폭이 다양하겠지만
나는 겨우 한 달 정도 있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쪼금 막막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냥 런던 단기 어학연수 검색을 하다가
한 달 살기를 하면서 어학원을 다녔다는 사람의 글을 보고
용기를 얻어 알아보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그 블로거가 다녔다고 나와있는 학원 말고는
아는 곳이 없어서 약간은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블로그에서 본 곳은 코벤트 가든에 있는 IH라는 어학원이었는데
평가는 좋은 편이었지만 학원비가 꽤 비쌌다.
구글링을 통해서 여러 학원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사이트를 찾게 되었고
한국과 달리 영국 어학원들은 주 단위로 등록을 할 수 있어서
한 달 내내 학원에만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구글링을 하다가 찾은 랭귀지 코스라는 사이트에서는 주당 학원비와
학생들의 국적비율(어느 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지)도 나와있고
학생들의 평균 나이(대부분의 학생들이 20대 초반이다)와
다녔던 학생들의 리뷰와 평점도 나와있어 비교 선택하기 좋았다.

나는 여러 학원을 찾아보다가 홀본역 근처에 있는
Bloomsbury International이라는 학원에 3주 수업으로 등록을 했다.
인텐시브 코스 일반코스 오전반 오후반 여러 가지로 나눠져 있었는데
난 어차피 학교를 들어가거나 시험을 준비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수업시간은 동일한데 오후반이 조금 더 저렴해서
일반코스 오후반으로 등록을 했다.
어학원 홈페이지에서 직접 등록하는 방법도 있지만
Languege Course 사이트에서 어학원 홈페이지에서보다 더 할인을 많이 해주었고
등록비로 100파운드 정도만 먼저 결제하고
남은 금액은 학원에서 직접 결제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내가 다녔던 Bloomsbury International 랭귀지 코스 사이트에 따르면
학생 비율이 아시아 학생들보다 유럽학생들의 비율이 많아서 좋았고
(아무래도 요즘은 해외에서도 아시아인들의 비율이 많기 때문에
영국까지 가서 아시안들에게 둘러싸여서 영어를 배우고 싶진 않았다)
학원 위치도 영국박물관이 있는 블룸스버리 쪽이라 집에서도 가깝고 중심가라서 좋았다.


내가 들어갔던 반에서도 나를 제외한 모두가 유럽인들이었고
프랑스인이 3명, 독일인 1명, 우크라이나 1명, 알바니아 1명 , 모로코인 1명(얘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나까지 8명 정도였지만 1~2명은 꼭 나오지 않아서 6~7명 정도였다.
수업은 하루에 쉬는 시간 포함해서 3시간 반 정도였는데
한국에서 다니던 영어 학원 수업시간에 비해 꽤 긴 시간이었는데도
지루하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아무래도 같은 반의 어린 학생들은 엄청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학생 때 누가 시켜서 공부할 땐 그게 그렇게 지루하고 싫었던 기억이 많이 있어서
그들이 집중하지 않는 것도 나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20대 초반의 어린 다른 국적의 아이들과 얘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나름 재밌게 즐기면서 학원을 다녔다.
학원 마지막 주엔 코로나로 인해 앞전 2주간 함께 했던 선생님은 휴직을 냈고
대부분의 학생들도 학원에 나오지 않아
수업일 5일 중 3일을 공교롭게도 1대 1 강의를 받았다.
코로나 덕분의 비싼 1대1 강의를 그룹강의 비용을 내고 받는 행운을 누렸다.
선생님이 회화보다 중고등학교 때 배우던 문법을
풀 잉글리시로 친절하면서 어렵게 설명해 주었다.
( 한국어로도 이해하기 힘든 문법을 영어로 듣는 수업을 며칠 간 일대일로 함께 했다. )

처음 등록할 때 3주를 등록할지 4주를 등록하지 고민하다가
공부를 하러 영국을 간 게 아니기 때문에 3주만 등록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3주 수업을 끝으로 그다음 주부터
코로나 때문에 모든 학교, 학원들이 문을 닫게 되었다.
나는 나름 운이 좋았구나 안도하며 3주 어학원 체험을 마무리했다.
사실 처음 어학원을 다니면서 기대했던 것 중에 하나는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일이 었는데
학원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서 저녁 액티비티 활동(펍가기나 야경 보기 같은)으로
매일 저녁 활동을 3명 이상 모이면 선생님과 할 수 있었는데
아무도 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나는 한 번도 해보진 못했다.
3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지내다 보니
아무래도 친구를 사귀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코로나까지 한 몫해서 있으려고 했던 기간보다
2주 정도나 빨리 쫓기듯 런던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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