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휴가엔 베를린- 런던 코스로 유럽여행을 했었다. 사실 베를린에 대한 동경은 아마도 패션,건축,음악 같은 예술과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한 10년 전쯤부터 유럽에선 베를린이 핫하다더라는 얘기는 여러 곳에서 들었던 거 같다.
독일의 수도이면서 구 동독의 수도로 우리나라와 같은 분단의 아픔을 겪고 그걸 또 극복 해내면서 베를린이란 도시는 분명 예술뿐 아니라 정치 경제 등 굉장히 여러 방면으로 침투 당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9년만에 다시 온 베를린은(9년전에 출장으로 한번 들린 적이 있다.9년전에는 사실 베를린의 매력을 느끼기엔 너무 짧은 일정이었다.) 뭐랄까.. 굉장히 자유롭고 다문화적이고 개방적인 느낌이랄까... 그렇게 느낀 이유 중 한가지는 베를린에서는 독일어가 아니라 영어로 대화하는게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들었고 여행하면서도 그렇게 느꼈다. 그래서 이민자들이 많고 외국인들이 정착하기 좋은 곳이라고 했다.
그리고 베를린은 홀로코스트의 아픔을 잊지않고 있으면서 다른 나라의 문화에 관대하며 예술과 트랜드에 민감하다.
사실 다른 유럽의 도시들보다 베를린에 대한 정보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여행 책도 많이 없는 편이었고 런던이나 파리 로마에 비해 조금 덜 알려진 느낌이었다. 내가 의지했던 정보의 출처는 B메거진 베를린 편이었다. 인터넷도 많이 뒤져 보긴 했지만, 여행할때 블로거들의 정보들을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그 블로거가 알려주는 루트대로만 움직이고 그 블로거가 알려주는 맛집에 가서 밥을 먹게 되어서 뭔가 루트나 맛집 코스를 너무 자세하게 알려주는 블로거의 정보들(물론 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아가고 있긴하고 고맙게 생각하기도 한다)을 여행을 할때는 특히 정보가 적을 때에는 지양하려는 편이다. 좀더 주체적인 정보수집을 위해 구글링도 하고 조금 덜 알고 떠나려고 한다.
베를린의 첫 느낌은 건조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사람들은 살갑진 않지만 친절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하다는 뉴스를 많이 보았다. 돌변한 베를린이 안타깝다. )건조하단 느낌은 뭐랄까 건물들 때문이랄까 런던의 웅장함이나 파리의 화려함과는 달리 간결하고 무뚝뚝해보인다. 내가 갔을때엔 엄청나게 더운 날들이 이틀정도 지속되다가 그다음날부터는 갑자기 쌀쌀해졌다. 하지만 여행의 8할은 날씨라고 했던가...구름한점 없는 날씨 덕분에 사진을 아무렇게나 찍어도 너무 멋지게 나왔다.
베를린에서 첫날 갔던 예약제 소규모 갤러리에서 우연히 전자 음악을 하는 친구를 만나게 됐다. 사실 그 갤러리는 하루에 예약할 수 있는 인원이 20명 이하였고 토요일만 관람객을 예약으로만 받는 곳이었는데 거기서 나아닌 한국인 관람객이 있을 줄은 몰랐다. 우린 같은 국적이라는 이유로 점심을 함께 했고 그친구는 베를린에 아토날 페스티벌이라는 전자음악 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왔다는 걸 알게 됐다. 예전부터 베를린은 클럽이 유명하다는 얘기는 들어본적 있지만 클래식 음악으로 유명한 베를린은 전자음악으로도 유명한 곳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 페스티벌은 전세계 유명한 전자음악하는 사람들이 베를린에서 클럽에서 공연을 하는 행사였다.
클럽에서 하는 뮤직 페스티벌이다 보니 클럽처럼 춤판이 벌어질것만 같지만 춤을 출 수 있는 음악들도 있지만 굉장히 실험적이고 몽환적인 음악들과 영상들을 함께 즐길수 있었다. 일단 베를린 클럽의 내부 규모에 한번 놀랐고, 국적, 인종 불문 음악에 관심이 있는 전세계 사람이 다 모인 느낌이었다. 사실 이렇게 여행에서 우연히 사람을 만나게 되면 내가 속해 있던 집단과 전혀 다른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그 점만으로도 대단히 새로운 경험이다. 회사에 쳐박혀 일만하던 내가 음악관련 종사자를 어디서 만나겠는가... 어쨋든 그녀의 덕분에 혼자라면 가기 힘들었을 베를린의 클럽 체험도 하고 음악 페스티벌도 경험할 수 있어서 그런 갑작스러운 만남이 너무 즐거웠다. 그녀 또한 혼자 여행중이라 조금은 심심했고 자기 사진이 없다고 해서 내가 그녀의 첫 베를린 독사진을 선물하기도 했다.
내가 느끼기에 베를린은 확실히 예술의 도시 였다. 특히나 고전보다는 현시대의 예술, 컨템포러리 아트(Contemporary Art)를 선두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패션도 음악도 미술도 그런 느낌. 여러 현대 미술을 전시하는 갤러리를 다녔는데 런던에서 마주했던 현대미술의 범위보다 훨씬 실험적이고 다양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음악은 고전과 현대가 공존한다고 해야하나.. 그때 마주쳤던 여행자중 한명은 베를린에서는 그 대단한 베를린 오케스트라의 음악회를 너무 저렴하게 즐길 수 있기때문에 베를린에 올때마다 공연을 간다고 했다. 뭔가 내가 좋아하는 런던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느껴져서 다시 또 방문하고 싶은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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